농심몰

들어가면서

지난 시간에 필수영양소는 우리 몸에서 합성해낼 수 없기 때문에 먹어서 우리 몸 안으로 공급해줘야 하는 영양소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 반대로 안 먹어도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영양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은 식품 속에 있는 영양소들을 재료로 해서 필요한 영양소를 꽤 많이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1. 햇빛을 받으면 생성되는 비타민D>

1. 비타민 D

비타민 D가 햇빛을 받으면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온 국민이 다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타민 D는 ‘sunshine vitamin’으로 불리죠. 아시다시피 비타민 D는 피부에서 만들어집니다. 비타민 D를 만드는 재료는 바로 ‘콜레스테롤’입니다. 네, 피 속에 너무 많으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그래서 요즘은 영 이미지가 좋지 않은 그 콜레스레롤입니다. 지질로 비타민이 만들어진다니 뭔가 어색한가요? 지질의 형태를 가진 비타민들도 있습니다(그걸 지용성 비타민이라고 하죠).

여하튼, 피부에서 콜레스테롤이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 D로 변신합니다. 그래서 비타민 D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햇빛을 즐겨줘야 합니다. 야외활동이 부족해서 자외선을 만날 일이 적을 경우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야외활동을 하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너무 꼼꼼히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자외선으로부터 철벽을 치는 경우에 역시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지난 몇 년간 갇혀 있다시피 했던 시간을 보상하는 의미에서라도 찬란한 햇살을 적당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2. 비타민 K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비타민은 비타민 K입니다. 비타민 D가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반면, 비타민 K는 장(대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비타민 K는 내 몸이 스스로 만들어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내 대장에 사는 누군가(?)가 만들어줍니다. 대장에는 많은 미생물들이 우리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 미생물들이 비타민 K를 만들어내고, 우리 몸은 그 비타민 K를 유용하게 영양소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대장에 미생물이 없다면 비타민 K가 부족해질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장에 미생물이 없어지는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에 대장의 미생물까지 같이 죽어나갈 수 있습니다.

비타민 K는 혈액응고에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피가 날 때 막아주는 중요한 비타민이지요. 그래서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가 수술을 할 때 출혈이 심해지지 않도록 특별히 더 챙겨봐야 할 비타민이 바로 비타민 K입니다.

비타민 K는 채소, 콩 같은 식품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식품으로 먹어주면 됩니다. 비타민 K는 미생물이 만들기 때문에 특히 미생물이 많은 콩을 먹으면 비타민 K가 듬뿍입니다. 미생물 많은 콩이라면? 콩을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 낫또 같은 것들이 있겠지요.  

3. 니아신

비타민 중 비타민 B군에 속하는 니아신도 우리 몸이 만들어 쓰는 비타민입니다. 비타민 D는 콜레스테롤이라는 지질로 만드는 반면, 니아신은 ‘트립토판’이란 아미노산을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그렇다고 ‘트립토판’을 따로 챙겨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고기나 생선, 콩, 우유 등으로 자연스럽게 단백질을 먹으면 그 단백질 안에 자연스럽게 트립토판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기, 생선, 콩, 우유 등에는 니아신도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냥 우리가 식사를 하면 니아신도 먹고 니아신의 재료인 트립토판도 먹고 이중으로 먹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식사만 잘하면 니아신이 부족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니아신 결핍이 꽤 많았습니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남아메리카나 유럽에서 이 니아신 결핍으로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옥수수 단백질에는 트립토판도 부족하고, 옥수수에 있는 니아신은 우리 몸으로 흡수가 잘 안되는 형태로 있기 때문입니다.

비타민을 챙긴다고 너무 채소, 과일만 집중적으로 먹으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 중 하나가 니아신입니다. 니아신은 앞서 보셨듯이, 단백질이 많은 식품에 많고, 단백질을 먹으면 니아신의 재료인 트립토판도 같이 먹을 수 있죠.  

4. 콜레스테롤

비타민 D의 재료가 되는 콜레스테롤 역시 우리 몸에서 만들어 씁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 여기저기서 만들어 사용합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세포를 만드는데 필수이기 때문에 우리 온몸의 세포에 필요합니다. 콜레스테롤이 주로 만들어지는 곳은 ‘간’입니다 그래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아서 문제가 되는 분들이 제일 많이 드시는 약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들지 못하게 막는 약입니다.

콜레스테롤 합성을 막는 식사는 없을까요? 일단 에너지 섭취가 너무 많으면 콜레스테롤의 재료를 많이 공급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혈중 콜레스테롤 높은 분들이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일단 체중감량을 하는 것이 일순위입니다. 그리고 섬유소, 특히 수용성 섬유소를 충분히 먹었을 때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5. 무기질(미네랄)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무기질은 없을까요? 네, 없습니다.

앞서 보셨던 비타민, 그리고 콜레스테롤은 유기물(有機物)이기 때문에 인체 내에서 합성해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기질(無機質)은 말 그대로 무기물(無機物), 그러니까, 생명을 지니지 않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무기질들은 살뜰하게 맛있는 식품으로 잘 챙겨 드셔야겠습니다.  

맺으면서

영양소의 종류에 따라 챙길 수 있는 전략(?)들이 다르지요. 비타민 D를 위해 햇살을, 비타민 K를 위해 대장의 건강한 미생물을, 니아신을 위해 적당한 단백질 식품을, 다양한 무기질은 다양한 급원식품들로, 전략적으로 챙겨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출처 : 누들푸들 동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홍경희 교수